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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후 헬스장 카운터 봅니다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일합니다

 

앞서 말한 교대근무의 장점으로 총 5명은 '동일한'업무를 시간대를 나눠 각자 근무하는 형태를 띤다. 즉 이는 해당 업무 시간에 '독립적으로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청개구리 심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누구나 자기 일에 타인이 너무 간섭하는 것이 싫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특히 회사에서 만난 팀장님이 너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마이크로 매니징' 및 업무 자율성을 보장해주지 않으면 정말 퇴사 욕구가 강해지곤 했다. 내 범위 안에서는 최대한 자율성을 발휘하며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내데스크 일은 은근 이에 부합하는 환경이었다. 

 

물론 처음 교육을 받을 땐 업무 및 실수들에 대해 피드백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만 1년을 채우고 2년 차가 되어 어느 정도 업무에 대한 신뢰를 쌓은 후라, 업무적 피드백을 거의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정해진 업무 매뉴얼'만 지킨다면, 내 업무 시간 내에서는 나의 자율성을 유지하며 일할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설명을 해보자면, 일단 '고객 상담 -> 회원 가입 -> 결제'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필요 없이, 내가 온전히 고객과 1:1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이 과정을 진행하면 되는 것이다. 이에 고객의 고민에 대해 가장 적합한 운동 프로그램을 제시해준다던가, 기존에 듣고 있던 프로그램을 다른 프로그램으로 옮기고 싶다던가 하는 고민에 대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답변'을 제시해주면 된다는 점에서 자율성이 있다.

 

또한 업무의 독립성이 확보된다는 점도 무척 좋았다. 조직 내에서 일할 때에는 디자인 및 개발 협업, 외주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등 '중간 단계'가 많았다. 즉 내가 오늘 이 일을 끝내고 싶어도, 중간 단계 누군가가 회신을 늦게 준다면 그 일은 지연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가끔 답답함과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 외부 요인에 의해 업무가 자주 저지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스크 업무는 일단 협업할 필요가 없다.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정도에서 그치기 때문에 '업무 지연'이 발생할 일은 거의 없다. 또한 계속되는 교대 근무가 있기 때문에 바쁜 시간을 제외하고는 1명이 주로 해당 시간 담당자로 일한다. 이에 대해 내 업무 중에 다른 이의 터치를 받을 일이 거의 없다. 내가 일하는 곳의 경우 담당자마다 '전산관리 아이디'를 따로 쓰기 때문에, 서로 업무에 대해 책임소재도 명확하다. 이에 독립성이 확보된다는 점이 좋았다. 

 

이렇게 데스크 직원으로 일하며, 나는 정말 지독히도 '혼자 일하는 것'이 맞는 성향이라는 것을 철저히 깨달았다. 기존 직장에서 했던 일과 직무는 다르지만,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에 대한 환경에서 지금 만족도가 이전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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