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업무 중에는 접수 외에 입장 시 '라커 키'를 지급하는 업무도 있다. 요즘엔 라커를 아예 사용 안 하는 헬스장도 있는 것으로 알지만, 내가 근무하는 곳은 지급을 하고 있다. 목욕탕 혹은 찜질방에 갔을 때 열쇠를 받는 것을 생각하면 쉽다.
그런데 이에 상당히 디테일한 고객들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바로 특정 번호만 달라거나 혹은 특정 번호는 빼 달라거나 하는 분들이 많다. 한 분은 꼭 특정 번호만 달라고 하신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해당 라커의 동선이 자신이 이동하는 동선과 가장 최적화된 곳에 위치한 라커여서라고 했다.
또 어떤 분은 '숫자 4'가 들어간 라커는 빼 달라고 요청하셨다. 죽음의 숫자 4라고 하여, 아파트에 4호를 안 만드는 경우도 보았다. 개인적으로도 4를 선호하는 분보다는 비선호가 많을 것 같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헬스장 라커 키처럼 단발성의 경우에서까지 그렇게 느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 이후 다른 고객에게도 4번은 되도록 지급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처럼 나는 헬스장에서까지 개인과 취향과 선호가 이렇게 반영된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웠다.
'퇴사후 헬스장 카운터 봅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모님께는 사무직이라고 했어요 (0) | 2023.02.26 |
---|---|
페이퍼 워크(paper work)를 다시 만날 줄이야 (0) | 2023.02.26 |
걸어서 출근합니다 (0) | 2023.02.26 |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일합니다 (0) | 2023.02.26 |
운동 마니아들을 매일 보는 일상 (0) | 2023.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