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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후 헬스장 카운터 봅니다

걸어서 출근합니다

 

  ‘헬스장 고르게  것은 ‘운동 시설이라는 점도  몫했지만, 무엇보다  메리트를 끼게 된 것은 집에서 가까운 위치였다는 점이다. 버스를 이용하면 약 20분(버스정류장 까지 걷는 시간 포함), 걸어서는 30분 - 40분 정도로 센터에 도착할 수 있다.

 

보통의 직장에 다닐 때엔 걸어 다닐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기에,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해야 했다. 성수 및 강남권 등에 위치했던 회사들에 출근하기 위해서는 꼭 ‘강남’을 거쳐가야 했는데, 매일매일 악명 높은 지옥철을 경험해야 했다. 한 번은 지하철의 맨 마지막 칸인 꼬리칸 10-4 벽에 기댄 채 사람들 틈에 끼어 출근을 하고 있었다. 벽 쪽은 손잡이를 잡지 않고도 등을 기대고 서 있을 수 있어 나름 선호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하철이 정차하며 발생하는 무게중심 쏠림현상으로 인해 갑자기 덮쳐오는 사람들의 무게를 한꺼번에 감당해야 했던 적이 있다. 숨이 턱 막혀오며 몇 초간 숨을 쉬지 못했다. 그때 처음으로 사람이 어떻게 ‘질식’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게 된 사건이었다. 그 경험 이후 움직일 공간이 없는 맨 마지막 칸 벽은 되도록이면 위치하지 않게 되었다.

 

지금은 그래도 ‘재택근무 혹은 자율출근제’, 러시아워(rush hour) 시간을 피하기 위해 출근 시간을 9시가 아닌 10-11시까지 조정한 회사들이 그래도 꽤 보이는 편이다. 하지만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보통 9시가 정석이었으므로 나뿐만이 아닌 누구나 이 지옥철을 경험하며 출근을 했을 것이다. 지옥철 출근 스트레스는 전쟁터에서 전쟁을 하는 스트레스와 맞먹는다는 기사를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다. 어쩐지 그래서 출근만으로도 진이 빠지곤 했다.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데, 이미 출근만으로도 피곤해져 퇴근하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출퇴근 스트레스가 아예 사라졌다.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을 할 때면 ‘먹고 살기가 이렇게 고단하다니…’라는 생각이 들기 일쑤였는데, 걸어서 출근을 할 수 있으니 겸사겸사 운동도 되고 교통비도 들지 않고 여러모로 이점이 있다.

 

이제 다시는 출근이 주기적으로 필요한 회사는 다니지 못하게 될 것 같다. 가끔 나가야 한다면 괜찮지만, 출퇴근 스트레스를 넘어설 만한 메리트가 있지 않는 이상 더더욱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