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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는 사무직이라고 했어요 앞에서 헬스장에서 일하며 느낀 다양한 장점과 활용법을 서술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점이라고 한다면 단연 '감정 노동'을 빼놓을 수 없다. 서비스직에 있다 보면 당연히 억지를 부리는 진상 손님이 등장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 때문인지 함께 일하는 동료는 부모님이 자신이 서비스직으로 일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전 서비스직 직장도 그만두라고 하셨고, 그 이후 당분간 서포트를 해줄 터이니 공부를 하여 전문 자격증을 따길 원하고 계시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안내데스크 직장에 취업하면서는 회계를 보는 '사무직'이라고 말하고 일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맞다. 나도 '서비스직'에 대한 편견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다. 사회적으로도 예외는 아니다. 있어 보이는 능력을 '있어 + 어빌리티(abil..
페이퍼 워크(paper work)를 다시 만날 줄이야 친구들과의 스타트업 창업을 했을 때는, 그리고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는 '요즘 식'으로 일한다. 코로나 이후 요즘 식이란 '재택근무 및 화상 회의'다. 그런데 재택 및 비대면으로 일하는 것이 익숙하던 내게 헬스장은 100% 오프라인, 그리고 다시금 종이를 만지는 페이퍼 워크(paper work)를 경험하게 해 주었다. 내게 프리랜서로 일을 맡기는 회사들과 일을 할 때도 기본적으로 원격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어, 구글 드라이브 및 온라인 협업 툴을 활용하여 업무를 하므로 실제 종이가 다녀갈 일은 거의 없다. 요즘엔 계약서도 전자 계약서를 쓰니 말이다. 그런 내게 헬스장은 극과 극의 업무 시스템을 공존하게 만들었다. 내가 근무하는 헬스장은 아직 전산 시스템이 양방향 및 온라인으로 접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4번은 빼고 주세요 헬스장 업무 중에는 접수 외에 입장 시 '라커 키'를 지급하는 업무도 있다. 요즘엔 라커를 아예 사용 안 하는 헬스장도 있는 것으로 알지만, 내가 근무하는 곳은 지급을 하고 있다. 목욕탕 혹은 찜질방에 갔을 때 열쇠를 받는 것을 생각하면 쉽다. 그런데 이에 상당히 디테일한 고객들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바로 특정 번호만 달라거나 혹은 특정 번호는 빼 달라거나 하는 분들이 많다. 한 분은 꼭 특정 번호만 달라고 하신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해당 라커의 동선이 자신이 이동하는 동선과 가장 최적화된 곳에 위치한 라커여서라고 했다. 또 어떤 분은 '숫자 4'가 들어간 라커는 빼 달라고 요청하셨다. 죽음의 숫자 4라고 하여, 아파트에 4호를 안 만드는 경우도 보았다. 개인적으로도 4를 선호하는 분보다는 비선..